오랜 연애 끝에 결혼이라는 걸 하게 되었다. 예전부터 개발자분들이 직접 만든 온라인 청첩장을 보면서 나도 시간이 허락한다면 꼭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마침내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왜 직접 온라인 청첩장을 만들게 되었나
앞에서 이야기 한 '직접 만들고 싶어서'라는 이유 외에도 사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 업체에서 만들어주는 템플릿은 자유롭지 않다.
- URL을 내맘대로 정하고 싶었다.
- 필요한 기능을 자유롭게 구현하고 싶었다.
아내가 직접 만들거라고 자랑하고 다녔다.
위와 같은 이유들로 주어진 시간은 짧았지만 직접 만들게 되었다.
1차 배포까지
디자인도 하고 모션도 멋들어지게 넣고 싶었지만, 주어진 시간이 너무 없어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정도로만 개발을 진행하기로 했다. 대략적인 레이아웃은 다른 여러 업체들의 첩첩장을 참고했고, 좀 더 구체적인 건 아내와 양가 부모님들의 의견을 참고했다.
레이아웃을 따로 그려서 정리하지는 않고, 그냥 바로바로 코드로 작성했다. 처음엔 NextJS
로 만들어보려고 하다가 도중에 다시 GatsbyJS
로 바꿔서 진행했다. 이미 사용해본 경험이 있기도 했고, 시간이 정말 부족했기 때문이다. CSS 프레임워크는 tailwindcss
를 사용해서 시간을 좀 더 아낄 수 있었다. 반응형 대응하기도 편했고. 갤러리 같은 경우엔 오픈소스 라이브러리를 사용하다가 중간에 해당 라이브러리 코드를 참고하여 직접 구현했다. 라이브러리를 그냥 사용하기엔 GatsbyJS
의 gatsby-plugin-sharp
플러그인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도 같은 경우는 네이버 지도 API를 사용했고, 외부 앱(네이버 지도, 구글 지도, 카카오 지도, 티맵) 연결의 경우 예전에 다른 분의 청첩장에서 봤었던 것을 참고했다.
그렇게 1차 배포는 2달 반 정도 지난 시점인 8월 말에 할 수 있었는데, 예전에 Gatsby로 블로그 만들기를 할 때 사용했던 Netlify를 사용했다. Netlify를 선택한 이유는 굳이 배포 스크립트를 따로 작성하지 않아도 되어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이미 한 번 사용해본 것도 크게 작용했다.
최종버전까지는…?
배포를 하고 나서 좀 여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내가 방명록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나도 방명록에 여러 사람들이 글을 남겨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바로 작업에 착수했다. 서버를 따로 만들기엔 작업 공수가 너무 커지기 때문에 Firebase를 사용하기로 했다. 사실 Google Analytics를 사용하고 싶어서 처음에 Firebase 설정을 해두기도 했고. 디자인 같은 경우는 다른 여러 청첩장의 디자인을 참고하여 개발했다. 클라이언트 사이드에서만 모든 처리를 해야 했기 때문에 비밀번호 처리가 고민이었는데, 브라우저에서 bcrypt 해시 함수를 구동할 수 있는 brcyptjs 패키지를 찾아서 이를 사용해 비밀번호를 암호화하도록 했다. 추가적으로 구글 캘린더에 일정 추가하기, 메인 사진 및 문구 랜덤하게 보여주기, 각 링크와 사진 등에 이벤트 붙이기 등을 하면서 1차 배포 후 약 일주일 정도는 계속 개선 작업을 했다. 별 의미는 없었지만 쌓이는 이벤트 로그들을 보면 뿌듯했다.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
좋았던 점은 맨날 구경만 했던 다른 개발자분들의 온라인 청첩장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고, 오랜만에 프론트엔드를 건드려볼 수 있었던 점도 좋았다. 게다가 아내의 피드백을 수렴해서 배포된 청첩장을 개선할 수 있는 경험도 해봐서 만족스럽다.
아쉬웠던 점은 아무래도 시간이 좀 많았으면 애니메이션 같은 걸 추가해볼 수 있었을 거 같은데 못해본 게 많이 아쉽다. 그리고 새로운 기술을 많이 사용해보지 못한 점, 디자인도 살짝 아쉽다.
마치며
짧은 시간이기는 했지만 언젠가 한 번은 해봐야지 했던 온라인 청첩장 만들기를 해봤다. 결혼이라는 큰 이벤트를 준비하면서 동시에 제작하기 벅차기는 했지만, 만들고 싶은 걸 만드니까 시간 가는줄 모르고 작업했다. 확실히 하고 싶은 걸 할 때는 시간도 잘 가고 즐겁다. 개인적으로 완성도가 아쉽기는 하지만 주어진 시간 내에 배포까지 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이 자리를 빌어 지난 10월 15일 먼 문경까지 와주신 가족, 친구, 지인분들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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