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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뒤늦게 작성해보는 2022년 회고

너무 바빴던 2022년

2022년은 정말 너무나 바빴던 한 해였다. 업무적인 부분 외에도 결혼이라는 큰 행사를 계획, 준비를 하면서 정말 너무 바빴고 스트레스가 많았다. 어떻게 보면 이룬 게 많은 해였지만 또 어떻게 보면 정말 후회가 되는 해이기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자 2022년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이사

상반기의 큰 이벤트 중 하나였던 이사. 2021년 말에 주거 관련해서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았기 때문에 전세 만기 3개월을 앞두고 조금 급하게 다음 이사를 하게 되었다. 금전적인 부분이나, 이전 전세집의 집주인 문제나, 이사짐 업체 등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지만 나름대로 이사를 잘 했다. 지금 집이 꽤 넓어졌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짐이 한가득 늘어난 걸 보면 얼른 돈을 더 많이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리 잘 하고 살아야지.

이사 직후 세팅한 업무/게임용 책상

결혼

2022년 메인 빅 이벤트. 원래 우리의 계획은 2023년이나 2024년즈음에 할 생각이었지만 우리 부모님이 먼저 결혼 이야기를 꺼내게 되면서 급속하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큰 문제가 있었는데 당시의 나는 아직 아내의 부모님을 뵙지 못했다는 것. 아내의 부모님들이 해외에 계셔서 2020년 상반기에 방문하려고 계획했었는데 딱 그 시기에 코로나가 창궐하면서 비행기도 취소되고, 결국 2022년까지 만나뵙지 못하게 된 것. 그래서 아내의 부모님을 실제로 뵙지도 못한 상태로 결혼 준비를 하게 된다. 이게 된다고?

아내가 4월에 해외 출장을 다녀오게 되면서 본격적인 결혼 준비는 5월부터 시작되었다. 식장은 부모님 여건상 고향인 문경으로 정해졌고, 날짜도 부모님이 정하게 되면서 이제는 꼭 해야만 하는 준비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 때부터 스트레스를 정말 어마어마하게 받은 것 같다. 보통은 웨딩 플래너를 통해 그래도 좀 편하게 준비하는 것 같았는데, 우리는 식장은 문경, 드레스와 예복, 메이크업은 대구, 웨딩 촬영은 경주, 반지와 나, 아내의 대부분의 하객이 서울에서 오게 되면서 정말 대환장의 결혼 준비를 하게 되었다.

제일 급했던 건 웨딩촬영. 다행히 꽤 오래 알고 지내던 정연님이 웨딩촬영을 하실 수 있다고 하셔서 5월말에 날을 잡고 웨딩 촬영을 했다. 5월인데도 불구하고 정말 더웠던 기억이 난다. 최고 기온이 34도라니? 대구를 여러 번 왔다 갔다 하면서 아내의 드레스와 내 예복에 대한 준비도 계속 했고, 서울에서 와주시는 하객분들을 위해 버스 대절, 간식, 인솔자 등도 준비를 하다 보니 정말 힘들었다. 그 와중에 결혼을 하게 된다면 꼭 해보고 싶었던 온라인 청첩장 직접 만들기도 하다 보니 5월부터 10월까지는 엄청나게 빠르게 지나갔다.

그래도 준비를 열심히 해서 결혼식날은 무난하게 지나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큰 오산이었다. 식장이 있는 문경새재에서 문경 사과 축제가 같은날 열리게 되었고 하필 그날이 개막일이라 초대 가수와 함께 인파가 몰리면서 교통이 헬이 되었다. 우리도 식장에 도착하기 힘들었지만, 대절버스를 타고 오시는 분들이나 개인 차량을 가지고 오신 분들은 더 불편을 겪으셨다. 심지어 오시는 도중에 문경새재에 진입하는 부분에서 차가 못움직이게 되어 중간에 되돌아가신 분들도 계시다. 이런 엄청난 상황 속에서도 몇 년 만에 내 결혼 소식들 들으시고 멀리서도 찾아와주신 분들이 계셨다. 정말 여러 가지 감정이 들었는데, 정말정말 감사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정말로 감사했다고 전하고 싶다.

먼 길 와주신 분들과 함께

신혼여행

바로 이어서 이탈리아로 신혼여행을 갔다. 지금까지 거의 동남아만 다녀봤었는데 생애 처음으로 유럽이라는 곳을 가봤다. 사실 큰 환상은 없었고, 이 때 아니면 먼 나라는 가기 힘들 것 같다고 생각이 되어 유럽으로 가게 되었다. 아, 이탈리아에 리하님이 살고 계시는 것도 한 몫 했다. 2주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여행을 하면서 많은 걸 하고, 많은 걸 보고, 많은 걸 느끼고 왔다. 사실 결혼식과 신혼여행이 다가올수록 성장에 대한 불안감이 많이 커졌었는데, 결혼식까지 열심히 달리고 나니 아무 생각, 아무 걱정하지 말고 여행을 즐겨야겠다고 마음먹고 열심히 다녀서, 나름 후회 없는 여행이었다. 다음에는 또 어느 나라를 가볼까?

웅장했던 밀라노 두오모

개발자로서

올 한 해도 숨고에서 계속 업무를 하고 있다. 결혼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일로 개인적으로는 업무에 큰 집중을 못했다고 생각해서 많이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고 커뮤니티라는 프로젝트를 메인으로 담당하게 되면서 FastAPI나 MongoDB 같은 걸 써보면서 재미있게 일했다. 그리고 항상 자신이 없었던 코딩 테스트(알고리즘)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고자 신혼여행 이후 되든 안 되든 알고리즘 문제를 하루 1~2문제씩 해결하고 있는데, 이것이 자신감 측면에서도 그렇고 실제 개발을 진행함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이 되어서 신기하기도 하고 뿌듯했다. 하지만 주기적으로 면접을 보면서 기초적인 부분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는데 이 부분을 잘 채우지 못한 것 같아서 많이 아쉬웠다. 올해(2023년)는 이러한 부족한 부분들을 잘 채워보도록 노력해봐야겠다. 2023년엔 이직해야지.

숨고 커뮤니티

취미

너무 많은 주제를 쓰는 건가 싶지만 그래도 한 번은 남기고 싶었다. 2022년에는 커스텀 키보드라는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게 되었고, 어쩌다 보니 주변 지인분들, 게다가 회사 동료분들까지 같이 하게 되었다. 되게 마이너한 취미인데 이런 취미로 업무적으로 교류가 없던 분들과도 함께 교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신기하기도 하고 매일 사용하는 걸 직접 만들어서 쓰다 보니 재미도 있었다. 문제는... 아무래도 비용이 높다는 것 그리고 보통은 GB로 진행되기 때문에 주문하고 제품을 받는데까지 오래 걸린다는 점. 2022년에 주문해놓은 키캡 중에는 2024년에 도착할 것도 존재한다. 

요즘 제일 자주 쓰고 있는 Geonworks의 F1-8X 722

마치며

개발자 블로그임에도 불구하고 개발 외적인 내용이 너무 많은 것 같기는 한데, 2022년은 이런저런 일로 개발에 대해 많은 시간을 쏟지 못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내가 제일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2023년에는 2022년에 부족했던 점도 채우고, 더 발전된 내가 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서 꾸준히 해봐야겠다. 그리고 주변을 더 잘 챙길 수 있는 사람이 되어봐야겠다.

그냥 시스템에 나를 맡기도록 하자.